국가 주도의 AI 시대

AI를 대하는 국가들의 동상이몽

국가 주도의 AI 시대
출처: 직접촬영
각 나라는 각자 나름의 선택을 하겠지만, 디지털 영역에서 공통 규칙을 구축하는 일의 중요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개방적인 인터넷, 활발한 경쟁, 디지털 권리에 대한 일련의 의미 있는 보호에 쏟은 오랜 헌신이 국가 통제를 선호하는 중국의 방식으로 대체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롭 라이히, 메르한 사하미, 제러미 와인스타인, <시스템 에러>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5년 6월 둘째 주
by 🧙‍♂️텍스

목차
1. 미국 주 차원의 AI 법 제정 10년 유예안 하원 통과, 하지만 상원 통과는 불투명
2. 팔란티어로 전 국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노리는 트럼프 행정부
3. GPU 5만 장을 구매해야 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 유찰

1. 미국 주 차원의 AI 법 제정 10년 유예안 하원 통과, 하지만 상원 통과는 불투명

  • 미국 하원은 지난달 5월 22일 새 예산조정안 (일명 One Big, Beautiful Bill)을 215 대 214의 근소한 차로 통과시키며, 주 (State) 차원의 모든 인공지능 규제를 향후 10년간 집행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했습니다. 공화당은 난립하는 주별 규제를 잠시 멈추고 의회가 연방 차원의 AI 기본법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시민 단체들은 딥페이크 및 차별적 알고리즘 등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를 빼앗는 위험한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 이 조항은 앞서 5월 14일에서 예산조정안 초안을 심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정책 NGO인 테크폴리시프레스의 분석에서는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1998년 인터넷세 지급유예 (Internet Tax Freedom Act)이 전자상거래 성장에 결정적이었다는 논리를 들어, AI에도 10년간의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아이디어는 R Street Institute가 작년 2024년 5월에 제안한 AI 규제 유예 구상으로, 당시 상원 청문회에서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CEO들이 단일, 경쟁적 연방 규제 틀에 공감을 표한 바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과 소비자단체들은 연방이 손 놓은 사이에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위헌 소지까지 제기했습니다.
  • 그러나 이번 달 6월 5일 공개된 상원 상무위원회(Commerce) 버전 예산안에서는 해당 규제 유예 문구가 전격 삭제됐습니다. 대신 각 주가 5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기금을 받으려면 자체 규제를 일시 중단하도록 유도하는 조건부 조항만 남았습니다. 테드 크루즈 위원장은 별도 법안으로 10년 유예안을 다시 발의하는 방향을 언급했지만, 상원 내에서도 여러 논란이 불거져 향후 통과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2. 팔란티어로 전 국민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노리는 트럼프 행정부

  • 뉴욕타임즈의 5월 30일 기사는 트럼프 행정부와 팔란티어의 위험한 협력을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3월 행정명령으로 연방기관 간 데이터 공유를 지시한 뒤,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를 핵심 파트너로 삼아 각 부처의 정보를 통합할 기술적 기반을 빠르게 구축해 왔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팔란티어가 수주한 연방 지출은 1억 1,300만 달러(약 1,536억 원)를 넘었습니다. 추가로 미국 행정부 산하 다양한 부처들이 팔란티어 솔루션 도입을 추진 및 검토 중입니다.
  • 특히, 데이터 공유는 개별 부처에 나뉘어 있던 개인의 은행 계좌, 학자금 대출, 의료 기록, 장애 정보 등 수백 가지 민감 정보까지 한곳에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의 근원입니다. 이에 기반한 이민 단속 강화나 정치적 보복에 악용 가능성이 지적되었으며, 전자프런티어재단(EFF)과 같은 디지털 권리 단체도 정부 신뢰 하락을 경고했습니다. 팔란티어 선정 과정에는 미국 정부 효율성부(DOGE)에 근무하는 전현직 팔란티어 출신 인사들이 관여했고, 창업자 피터 틸의 영향력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 기사에 따르면, 회사 내부에서도 우려가 확산해 전현직 직원들이 공개서한을 통해 목적 외 사용 위험 가능성을 근거로 대규모 통합 프로젝트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일부 직원은 실시간 이주민 추적 플랫폼 등 논란성 계약을 이유로 퇴사했고, 보안 프로토콜 미준수 같은 내부 통제 허점도 제기됐습니다. 팔란티어는 사용 목적은 정부가 결정하고 자신들은 데이터 처리자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집적이 가져올 정치적, 법적 리스크, 그리고 회사의 평판 훼손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이 어딘가 모르게 중국과 닮아간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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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GPU 5만 장을 구매해야 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 유찰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1월 22일 공개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국가 AI컴퓨팅센터는 공공 51퍼센트와 민간 49퍼센트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비수도권에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입니다. 초기에는 최신 GPU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2030년까지 국산 AI 반도체 NPU 및 PIM (Process-In Memory, 메모리 반도체 기반의 경량 NPU) 비중을 50퍼센트로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은 2천억 원을 출자하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최대 2조 5천억 원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며,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저가 GPU 클라우드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전력 계통 신속 처리, 국세 특례 지정, 공공 AI 사업 연계 등을 포함한 종합 대책은 AI 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가 관장합니다.
  • 대선 전인 지난 5월 30일에 마감된 국가 AI컴퓨팅센터 1차 공모는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로 결론이 났습니다. 사업비가 최대 2조 5천억 원에 이르지만 정부가 특수목적법인 지분 51퍼센트를 보유해 수익 구조 설계가 어렵고, 수만 장의 GPU를 조달해야 하는 초기 투자 부담도 컸다는 분석입니다. 과기부는 조건을 그대로 둔 채 6월 13일까지 재공고를 냈으며,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 곳만 신청해도 수의계약으로 바로 선정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에는 유찰 방지책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 IT 업계 입장을 소개한 지디넷코리아 기사는 이번과 같은 유찰이 빈번했다면서 공공 SW 사업 전반의 거버넌스 개선을 언급했습니다. 업체들은 낮은 수익률, 잦은 과업 변경, 위험 부담 전가가 참여 기피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거버넌스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유찰 직후에 변경 없이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국가 AI컴퓨팅센터또한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급한 AI 100조 투자 시대를 열기에 앞서서, 업체뿐만 아니라 시민들 입장에서도 만족할 만한 IT 공공 서비스를 달성할 수 있는 공공 SW 조달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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