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창작하고, 창작자는 소송한다.
거대 자본의 AI가 '창작'하며 돈을 버는 동안, 창작자는 창작의 소유를 심판 받는다.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 (Immature poets imitate; mature poets steal.)
— T.S. Eliot, The Sacred Wood (1920)
[글쓴이의 말] 안녕하세요. 이번주 기고자 센치히로 입니다. 센(Sen)과 치히로(Chiro) 사이에 어딘가에서 나의 이름을 찾는 여정을 하고 있습니다.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6년 6월 셋째 주
by 🌏센치히로
1. 소송 중에 8조원 기업이 되다: Suno의 역설
2. 뮌헨 법원이 판결을 미뤘다: 유럽 AI 음악 저작권의 분수령
3. 예술인 노조와 AI: SAG-AFTRA 협약 비준
소송 중에 8조원 기업이 되다: Suno의 역설

- AI 음악 생성 스타트업 수노(Suno)가 4억 달러(약 6,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54억 달러(약 8조 원)를 인정받았습니다. 불과 7개월 전 기업가치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수노의 빠른 매출 증가와 기술력 및 유료 구독자 200만 명을 돌파하는 시장 성과를 투자자들은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 그런데 기존에 수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유니버설뮤직과 소니뮤직은 바로 그 직전 달에 6만 1,000곡 이상을 무단 학습에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소장을 확대 수정했고, 핵심 판결은 2026년 여름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 소송 중인 회사에 수조 원이 몰리는 이 '분열된 화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투자자들은 수노가 이길 것이라 베팅하고, 레이블들은 법원이 이길 것이라 베팅합니다. 판결에 따라 AI 음악의 가격, 보상 구조, 창작자 권리가 모두 달라지는 큰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 AI가 훔친 예술: 반복되는 저작권 문제 (2025-11-10)
- 독일음악저작권협회(GEMA) - AI와 음악 소송 (Suno AI & Open AI: GEMA sues for fair compensation)
- 박희영, "뮌헨지방법원 GEMA vs. OpenAI 사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권 침해 시사" (<저작권 동향> 제16호)
뮌헨 법원이 판결을 미뤘다: 유럽 AI 음악 저작권의 분수령

-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5월 26일, 독일음악저작권협회(GEMA) 대 수노(Suno) 저작권 소송의 판결 예정일을 6월 12일에서 7월 31일로 연기했습니다. 법원 '내부 사정'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 GEMA는 독일의 작곡가·작사가·음악 출판사 약 10만 명을 대신해 저작권을 관리하고 로열티를 관리하는 저작권 관리 단체입니다. GEMA는 수노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AI 출력물이 "Forever Young", "Mambo No. 5" 등 유명 곡들의 멜로디·화성·리듬과 현저히 유사하다는 증거를 제시했고, Suno는 자신들의 AI가 특정 곡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패턴을 학습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같은 뮌헨 법원은 지난해 11월 GEMA 대 오픈AI와의 소송에서 ChatGPT가 노래 가사를 무단 학습·출력한 것을 저작권 침해로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텍스트'에 국한된 문제였고 이번 소송은 멜로디와 화성, 음악 자체가 AI 학습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독일 저작권법에는 미국의 '공정 이용' 원칙에 해당하는 포괄적 예외 규정이 없어 이 소송에서 수노의 입지는 훨씬 좁아 보입니다.
- GEMA가 승소하면 유럽에서 AI 플랫폼이 음악 저작물 학습에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첫 번째 판례가 만들어지며, 미국의 관련 소송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6주 연기됐지만 판결의 무게는 줄지 않았습니다.
예술인 노조와 AI: SAG-AFTRA 협약 비준

- 미국 배우·방송인 노조 SAG-AFTRA 조합원들이 91.42%의 찬성으로 새 TV·영화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협약에는 AI 관련 12개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제작사가 AI 연기자를 사용하려면 실제 배우나 그 디지털 아바타 대비 현저히 추가적인 차별적 가치를 입증해야 합니다.
- 한편, 작가 노조(WGA)는 지난 4월 비준한 협약에서 제작사가 작가의 대본을 AI 학습에 사용해도 보상을 지급할 의무를 끝내 따내지는 못했습니다. 조합원들이 321만 달러 규모의 의료보험 기금 확충과 AI 보호 조항을 맞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배우는 지켰고, 작가는 밀렸습니다. 유사한 협상 테이블에서 왜 결과가 달랐을까요? 답은 위기의 종류가 달랐다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이미 조합원 일감은 줄어 있었고, 의료보험 기금에는 수천만 달러의 적자가 쌓여 있었습니다. 싸울 여력이 없었던 것입니다. 제작사들은 AI 학습 보상 요구를 끝내 거부했고, 그 대신 3억 2,100만 달러의 의료보험 기금을 내놓았습니다. WGA는 미래의 권리 대신 현재의 생존을 택했던 것입니다.
- 하지만 배우 노조는 달랐습니다. 배우 노조는 제작사들이 장기 계약을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AI 연기자의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배우 노조가 유리했던 데에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대본은 텍스트이고 법적으로 스튜디오 소유인 반면,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는 개인의 신체이므로 무단 복제했을 때 '침해'로 느껴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 그러나 배우 노조의 협상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AI 가상 배우의 사용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노조가 사전 통보를 받고 협상할 권리는 있지만, 파업권이 없는 상태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됩니다.
영화 《그녀》(Her)에서 AI인 사만다는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연기로 구현됩니다. AI를 연기하던 인간. 이제는 인간을 연기하는 AI. 오늘은 AI를 연기했던 인간 배우의 영화들을 보면 어떨까요? AI는 그들의 연기(performance)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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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목소리 따라하기 (2024-05-27)
'잠재공간'을 소개합니다
by 🤖아침
🦜AI 윤리 레터는 책읽기 모임 'AI 윤리 북클럽'에서 출발했습니다. AI 윤리 북클럽과 🦜AI 윤리 레터는 가깝되 서로 독립적인 모임으로 뉴스레터는 일종의 프로젝트 그룹인 반면, 북클럽은 연인원 50여 명이 참여한 느슨한 커뮤니티입니다.
AI 윤리 북클럽은 2022년 8월 개설하여, 현재까지 온라인 모임 중심으로 도서, 논문 등 50여 편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4년 가까이 북클럽을 운영하다 보니 책 읽기 외에 다른 일도 벌여보고 싶고, 또 그간은 여건상 비공개/초대 위주로 운영하던 것을 넘어 보다 많은 분을 만나고도 싶어졌습니다.
여력이 없어서 미루고만 있었는데, 계기(핑계)를 만들고자 올초에 단체를 하나 덜컥 설립해 버렸습니다. 이름은 "잠재공간"(JJGG)입니다.
잠재공간은 AI에 대한 시민의 이해와 참여를 증진하고 대안적 상상력을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대화모임 등을 통한 커뮤니티 활동에 집중합니다. 간단히 말해 북클럽 활동을 이어가고 확장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잠재공간에서 AI 윤리 북클럽을 비롯해 상영회, 워크숍 등 다양한 공개 모임을 꾸릴 예정입니다. 7-8월 사이에 첫 모임을 여는 것이 목표로, 곧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지가 나갈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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