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마주한 익숙한 풍경에 대하여
AI에 익숙해지는 풍경에도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
나는 스스로를 세계의 창조자 또는 재창조자로 설정하려는 사람들이 가지는 존재론이 세계에 거주하는 존재들의 ‘무언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오직 그 존재들을 묘사하는 특징의 목록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두렵다.
—장피에르 뒤피,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
1. 낯설게 마주한 익숙한 풍경에 대하여
낯설게 마주한 익숙한 풍경에 대하여
by 🧙♂️텍스
최근 정부 인선은 개인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경제를 중시하겠다’라는 정치적 구호는 대기업 출신에게 과학기술과 경제 전반을 맡기는 형태로 구체화했기 때문입니다. AI가 산업과 과학기술 전체를 대표한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습니다. AI 100조 투자라는 구호가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AI 윤리 레터에서 지적하긴 했지만, AI미래수석비서관부터 과기정통부·중기부·산업부 요직까지 모두 대기업 출신으로 채운 것은 정치에서는 분명한 방향성을 드러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삼성전자 출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임명이 나름 성공사례로 언급되는 만큼 이러한 모습을 AI 시대에 반복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한국 과학기술계는 새로운 기술 키워드가 등장하면 이에 따라서 협력 체계가 빠르게 구축되지만, 한 정권이 끝나면 금세 잊히고 다른 키워드로 대체됩니다. AI 역시 그간 과학기술 및 미디어 환경을 장식하는 유행어처럼 소비됐습니다. 이런 면에서 ‘AI 3강’이나 ‘소버린 AI’ 같은 기업이 주장했던 구호가 이제 정부 전략에도 반영된 것은 우려를 자아냅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기업 출신 인사가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중용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은 시장 경쟁 속에서 생존을 우선하기에 장기적 프로젝트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2012년 네이버가 NHN 넥스트 재단을 설립해 매년 100억 원씩 10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입해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교육기관 운영 2년 만에 불화에 휩싸였고 이후에 흐지부지되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공공에 장기적으로 복무할 수 있는 AI 윤리 및 거버넌스 구축은 기업 출신 장관 시대에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Stable Diffusion과 Chat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달리, 이제는 이미 생성형 AI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과거 AI 윤리레터에서 꾸준히 지적했던 공정이용이나 데이터 사용에 대한 합의들이 종종 보입니다. 현재 뽑힌 인사들은 AI 100조 집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이러한 전환기에서의 실행 과정의 세세한 디테일은 다가올 근미래에 AI 윤리의 나비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5년간 정부와 기업이 실행할 AI 정책과 과제를 시민 사회가 꾸준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 역시 AI 윤리 레터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부분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대가 지불을 피하고 싶은 빅테크들 (2025-06-30)
- 소버린 AI도 국민추천 받으면 안 되나요 (2025-06-18)
- 돈, 전기만 있으면 AI 강국이 되나요 (2025-05-26)
#feedback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