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 마땅한 것이 있다면

데이터 라벨링 노동과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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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 마땅한 것이 있다면
"21세기까지는 맑은 하늘이 있었단다."라고 이야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
생각해보세요. 그들은 우리의 땅을 말라붙어 쩍쩍 갈라지게 해놓고는 나무를 심어주겠다고 하잖아요.
— 케런 하오, 임보영 옮김 <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6년 7월 넷째 주
by 🎶소소

목차
1. AI가 만든 일자리, AI가 지우는 일자리
2. 시위와 환영 속의 데이터센터
👋
AI 윤리 레터 필진으로 기술 정책·산업 트렌드를 깊이 있게 다뤄온 🧙‍♂️텍스 님이 개인 사정으로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텍스 님께 감사의 마음를 전하며, 앞으로 하시는 일 모두 잘되기를 기원합니다. 텍스 님이 쓴 글은 이곳에서 모아볼 수 있어요!

1.AI가 만든 일자리, AI가 지우는 일자리

  • AWS의 Amazon Mechanical Turk(MTurk)가 21년 만에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MTurk는 앞으로의 신규 작업을 중단하고 유지보수 모드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MTurk는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데이터 라벨링을 맡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입니다. 데이터 노동자들은 이미지 태깅, 문장 분류, AI 답변 평가 같은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로 발전한 AI가 이제는 라벨링마저 자동화하며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챗GPT같은 AI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작업자들도 본인이 평가해야 하는 일을 AI로 수행하는 등 부정행위 문제도 이용자 감소의 이유가 되어왔습니다.
  • 새로운 기술로 일자리가 없어진다면,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라고 쉽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AI가 '만들어낸' 일자리를 AI가 다시 지우고 있습니다. 이전 레터에서도 여러 번 다뤄왔듯 데이터 라벨링 노동 자체가 좋은 일자리인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낮은 보수, 유해 콘텐츠 검수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와 같은 문제도 많았죠. 그러나 좋지 않은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공동성명 페이지 갈무리 출처: We Must Act Now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 200여 명이 AI발 경제 대전환에 지금 당장 대비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10년 내 AI가 경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사회안전망 구축과 보조금 입법을 위한 정치권의 즉각 행동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AI로 인한 자동화가 일자리를 파괴하는 속도에 비해 사회적 안전망이 만들어지는 속도는 한참 못 미칩니다.

2. 시위와 환영 속의 데이터센터

데이터 센터에 반대하는 지역 현황 출처: 데이터워치
  • 지난 주말, 미국 전역 42개 주 142개 지역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초당적 전국 동시 집회가 일어났습니다. 데이터센터로 인한 주거지역 전기요금 폭등, 냉각수 수자원 고갈 등 각종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가 강력하게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1%가 거주지 인근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 최근 뉴욕주 정부는 미국 최초로 대형(50MW 이상) 데이터센터 건설 인허가를 최대 1년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건설 허가에 필요한 환경 기준을 재수립하기 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에 올해 1분기에만 미국 내 180조 원 규모의 75개 관련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완전히 무산되었습니다.
  • 또 다른 나라, 아일랜드는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이 국가 전체 소비량의 23%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500만 명의 나라에 데이터센터만 80곳 이상, 국가가 쓰는 전기의 4분의 1 가까이 데이터센터가 차지한 것입니다. 아일랜드 정부는 앞으로의 데이터센터 신규 건립 시 사용 전력량과 동일한 용량의 자체 발전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 반면 한국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AI 데이터센터를 반도체에 이은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습니다. 2035년까지 550조 원을 투자해 1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부지와 전력 확보를 전폭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물과 전기를 감당하기 어려워 전 지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이제 막 액셀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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