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연말 시상식
가장 고통스러웠던 글 TOP3!
예상치 못한 투쟁들은 우리에게 기술의 미래는 결코 사전에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앤드류 핀버그(김병윤 역), <기술을 의심한다>
연말 시상식: 고통스러웠던 글 TOP3
by 🍊산디
연말입니다! 연말을 맞아 앞으로 2주 간 필진들이 돌아가면서 일당백의 인사를 드릴 계획입니다. 첫 인사는 제가 하게 되었네요. 안녕하세요 산디입니다.
독자가 있는 글을 쓴다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세상에는 위대하나 읽히지 않는 글이 얼마나 많은지요. 레터가 여러분의 소소한 루틴이 되기를 바랍니다. 메일함에 들어와 있는 레터를 무심히 열어 읽어내려가는 여러분을 상상합니다. 그런 무심함이 아니었다면 매 주 한 편씩 AI 윤리에 대해 쓰지는 못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레터를 쓸 수 있는 동료 필진이 있다는 사실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필진 모두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니, AI 윤리 레터는 일종의 사이드 프로젝트인 셈입니다. 게다가 글쓰기는 많은 경우 고통스럽습니다. 현업에 치이면서도 이 레터가 뭐라고 정성껏 원고를 뽑아내는 동료들 덕에 저도 게으르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AI 윤리 레터는 AI 윤리 북클럽에 속해 있습니다. 작년 8월 즈음에 시작한 모임입니다. 매번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한시간 반 가량 온라인으로 떠들고 미련 없이 헤어집니다. AI 윤리 레터는 북클럽 멤버의 일부가 꾸린 프로젝트입니다. 갑자기 북클럽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언젠가 여러분을 초청하거나, 북클럽 멤버를 공개 모집하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많관부!
연말은 역시 시상식이죠.🎉
아무도 안물어본, 쓰면서 고통스러웠던 콘텐츠 TOP3를 소개드립니다.
3위는 첫 콘텐츠였던, 자동화된 아파르트헤이트입니다. 첫 글이다보니 필진들 모두 “레터가 뭘까?” 싶었죠. 첫 뉴스레터이기도 했지만 팔레스타인 ‘정착민’이라고 표현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팔레스타인인이라고 했었어야 하는데요. 대규모 전쟁이라는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거라 생각하지 못했었어서 더 아쉽습니다. 언젠가 관련 주제를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통스러웠던 콘텐츠 2위는 창작자 생태계 상상하기 : 스태빌리티 AI 집단소송 기각에 부치는 글이네요. 저는 현행 저작권법을 들어 생성AI와 창작자의 관계를 해석하려 하는 시도에 비판적입니다. 창작과 기술이 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효용을 크게 저하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라고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글이 두루뭉술해진달까요. 그래서 어려웠던 글 2위로 꼽았습니다.
대망의 1위는 바로 ‘가짜뉴스’를 이야기하는 대통령님을 위한 반성문! 👏👏👏 대통령에게 존칭을 쓴 걸 보니 대통령 지지자가 아니냐는 농담을 친구로부터 듣고 한참 깔깔 웃었던 글입니다.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AI가 언론을 규제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허위정보가 문제라면 저널리즘이 본령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지요. 그리고 그 주도권은 정부가 가져서는 안 됩니다. 이런 저의 생각을 무겁지 않게 담아내기가 참 어렵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읽으셨을지 궁금합니다.
AI 윤리 레터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었군!’ 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유머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독자 여러분이 AI 윤리 레터를 어떻게 읽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꼭 레터에 대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는 잔잔하고 깊은 기쁨이 됩니다.
2023년을 이렇게 얼렁뚱땅 마무리하네요! 주변 분들에게 AI 윤리 레터 많이 알리는, 평화로운 연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해피 뉴 이어!